‘허니문 말고도 많아요’ 현지인처럼 장 보고 춤 추는 타히티 여행

허니무너들의 로망으로 꼽히는 남태평양 휴양지 타히티에는 에메랄드빛 해변과 해양 생물들 외에도 이색적인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그중 한 가지를 꼽자면 타히티 현지인들의 소박하면서도 친근한 일상 속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하지만 타히티는 상대적으로 한국 여행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라 타히티에서 숙소를 벗어나 특색 있는 체험을 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타히티가 익숙하지 않은 여행객들도 편리하게 현지 일상과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현지 셰프와 시장에서 장보고 요리하고

르 슐리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테레바 갈로팽 셰프.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만약 타히티에 일요일에 머물 경우,르 슐리(Le Sully) 레스토랑의 테레바 갈로팽 셰프를 찾아가 볼 것을 추천한다.

타히티를 대표하는 대규모 시장인 파페에테 시장은 매주 일요일마다 수산시장이 크게 열린다. 오직 일요일에만 볼 수 있는 광경인데,갈로팽 셰프는 레스토랑 문을 닫는 일요일마다 여행객들과 함께 시장에서 장을 보고 그 재료들로 로컬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여행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로컬 재료들을 설명해주고 많은 가게들 중 맛있는 곳들을 추천해주며 셰프가 직접 이런 저런 식재료들을 구매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파페에테 시장 입구.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레스토랑에서 도보로 몇 분이면 파페에테 시장에 도착한다. 시장은 새벽 4시경 오픈하기 시작해 오후 전에 문을 닫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른 새벽 방문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만 열리는 수산 시장 때문인지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시장 입구 쪽에선 주로 다양한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

로컬 시장에 가면 관광객들에게 사진 촬영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물건을 구매하지 않으면 불친절하게 대하는 경우가 있는데,이곳 상인들은 먼저 인사도 건네주고 사진을 찍어도 밝게 웃어주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시장에서 카드 결제가 거의 불가능한 편이니 현금을 지참하는 것이 좋다. 시장 인근에 ATM이 있으니 현장에서 인출할 수 있다.

일요일마다 열리는 수산물 시장.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수산시장은 시장 안쪽 가운데에 넓게 자리한다. 우리나라에서 보지 못하던 알록달록한 생선들이 가득하다. 갈로팽 셰프에 따르면 이 형형색색 생선들은 산이 많은 타히티섬에서 잡힌 것들만의 특징으로,다른 섬에서 온 생선들은 색이 화려하지 않다고 한다.

다양한 간식거리를 판매하는 파페에테 시장.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시장에는 수산물 외에도 가볍게 먹기 좋은 간식들도 여럿 판매한다.

셰프의 추천 메뉴로는 생강,패션프루트 등 대여섯 가지 옵션이 있는 사탕수수 주스,폴리네시아 밤으로 알려진 ‘마페’,타로,바나나 등을 뭉쳐 떡처럼 만든 과일들,코코넛 우유 등이 있다. 인기 있는 간식들은 줄을 오래 서서 사 먹어야 할 정도다.

흑진주 시장.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월~토요일에도 열려 있는 흑진주,바닐라를 비롯한 타히티 특산물 시장도 열려 있다.

시장에서 파는 흑진주 액세서리의 경우 약간의 기스가 나 있거나 모양이 울퉁불퉁한 것들로 만들기 때문에 일반 매장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거의 티가 나지 않으니 가성비 좋은 흑진주 기념품을 찾는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따로 현지 화폐인 퍼시픽프랑을 환전해오지 않았더라도 달러나 유로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흑진주 외에도 꽃이나 천,옷,바닐라 시럽 등 여행 기념품으로 사가기 좋은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푸아 로티를 만드는 상인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수산물이 위주인 시장이지만 육류를 판매하는 곳도 조금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푸아 로티(Pua Roti)라는 돼지고기 구이 요리는 시장 입구부터 길게 줄이 서 있을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셰프가 추천하는 푸아 로티 맛집은 시장에서 나가 오른편으로 조금 걸으면 나오는 곳으로,근처만 가면 나는 맛있는 냄새로 금세 찾을 수 있다.

시장에서 산 재료로 바로 로컬 음식을 요리해준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장을 다 본 뒤 셰프와 함께 식당으로 돌아와 시장에서 산 재료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요리를 맛본다. 이날 먹어본 음식은 타히티 사람들의 소울 푸드로 꼽히는 회무침 요리 푸아송 크뤼(poisson cru)와 랍스터 구이였다.

시장에서 산 코코넛에 빨대를 꽂아 주스로 함께 즐겼다.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요리들이다. 시장에서 직접 본 재료들로 바로 요리를 해 맛보는 흥미로운 경험으로,일요일에 타히티를 여행한다면 아침 일찍 일정을 시작해 꽉 찬 하루를 보내기 제격이다.

​르 슐리 레스토랑의 시장 투어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진행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하며 매주 일요일만 진행하기 때문에 방문 전 여유롭게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공연단에게 직접 배우는 폴리네시안 댄스

르 호텔 디너쇼 뷔페.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르 타히티 바이 펄 리조트(Le Tahiti by Pearl Resorts) 호텔에서는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저녁마다 전통 메르케사스 및 폴리네시안 노래 및 춤 공연이 열린다. 방문객들은 공연을 감상하며 뷔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예약을 통해 관람 가능하다.

공연이 핵심이기 때문에 음식의 종류나 퀄리티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지라 정돈이 안 된 경우가 많다. 미리 간단히 식사 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르케사스 공연을 관람하며 식사하는 이용객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목요일 저녁에 열린 마르케사스 쇼를 관람했다. 호텔에서 열리는 디너쇼지만 다채로운 구성과 볼거리로 관람객들의 평가가 좋은 편이다. 테이블을 무대 바로 앞쪽으로 비치해 어느 자리에서도 공연이 잘 보이는 것도 장점이다.

자유롭게 사진 촬영도 가능하고,공연 시간도 너무 길거나 짧지 않아 식사를 하며 흥미롭게 감상하기 제격이다. 공연단은 토속 언어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불을 활용한 퍼포먼스 등을 선보인다.

공연단에게 전통 춤을 배워보고 함께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공연이 끝나면 여성 관람객과 남성 관람객들을 한 번씩 무대로 나오게 해 공연단들이 직접 전통 폴리네시안 춤을 가르쳐준다. 현지인에게 직접 전통춤을 배워볼 수 있는 기회다. 약간의 부끄러움은 잠시일 뿐,다같이 나와 간단한 동작들을 배우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열중하게 된다.

직접 전통 춤을 도전해보는 흥미로운 경험에 관람객들의 웃음소리로 무대가 가득 찼다. 다 마치면 공연단들과 기념 촬영 시간도 가질 수 있다.

​르 타히티 호텔 디너쇼는 매주 목요일에는 카푸투 누이(Kaputu Nui) 그룹의 마르케사스 공연을,토요일에는 폴리네시안 쇼를 진행한다. 폴리네시안 스타일 뷔페를 제공하며 호텔을 통해 예약 후 이용 가능하다. 뷔페는 저녁 6시 30분부터 이용 가능하며 쇼는 7시 30분에 시작한다.

​타히티 = 강예신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