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부동산PF 14조 경공매로 정리

당국 1차 사업성 평가 결과


구조조정 대상 21조원 달해


전체 PF사업장 9.7% 수준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많아


토담대 연체율 1년새 두배 쑥


당국 "연쇄부실 가능성 낮아"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중 연체 또는 만기 연장 3회 이상인 곳을 대상으로 1차 사업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정리 대상인 '유의·부실우려'에 해당하는 여신이 총 21조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금융권의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총 216조5000억원)의 9.7%다. 또 PF 대출 중 제2금융권에서 취급하는 토지담보대출의 연체율이 올해 상반기 14%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당국은 현재 PF 대출 상황이 금융·건설회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고,시행사들의 연쇄 부실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29일 금융위원회는 제4차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5월 PF 사업성 평가 분류를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강화했다. 사업성이 충분한 곳은 신규 자금 지원 등을 하지만 유의 등급은 재구조화,부실우려 사업장은 경·공매 등을 통해 질서 있는 PF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금융권 PF 익스포저는 21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금융권은 올해 6월 말 기준 연체나 연체 유예,만기 연장 3회 이상 사업장 등 부실 가능성이 있는 1차 평가 대상 사업장(33조7000억원)을 대상으로 새 기준에 따라 사업성 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유의 및 부실우려로 분류된 사업장 규모는 21조원으로 파악됐고,이는 전체 PF 익스포저의 9.7%를 차지했다. 이 중 유의가 3.4%(7조4000억원)였고,경·공매 대상인 부실우려가 6.3%(13조5000억원)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권이 유의(3조1000억원),부실우려(6조7000억원)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PF 대출 유형별로는 토담대가 12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브리지론이 4조원,본PF가 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토담대는 저축은행,여신전문사,새마을금고 등에서 토지를 담보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박상원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올해 5월 부실우려 등급을 2∼3% 수준으로 예상했는데 6%대로 나왔다"며 "올해 상반기 PF,특히 토담대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속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토담대 연체율은 14.4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6.08%) 대비 8.34%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금융당국은 공사가 진행 중인 본PF 규모는 크지 않아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참여 중인 시행사는 대부분(93.1%) 1개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을 보유 중이라 연쇄 부실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사들이 다음달 6일까지 마련하기로 한 사후관리 계획에 따라 사업장의 재구조화·정리가 이뤄지면 연체율 등 PF 건전성 지표는 하락하거나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동시에 PF 연착륙을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금융업권의 자금 지원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