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로봇 수업
다니엘라 루스·그레고리 몬 지음
김성훈 옮김,김영사 펴냄,2만3000원
로봇공학계 최첨단 연구를 이끄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연구소(CSAIL). 그곳에 2012년 부임한 최초의 여성 소장이자,현재까지 최장 임기를 이어오고 있는 저자가 대중을 위한 로봇 해설서를 내놨다.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로봇들이 우선 흥미롭다. 다양한 기계 장치에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이 덧입혀져 불가능이란 없어 보인다. 과학적으로 로봇은 감지,생각,행동 등 세 가지 주기를 실행할 수 있는 기계 장치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정보가 입력되면 그것을 처리하고,물리적 행동으로 옮긴다. 예컨대 자명종은 그냥 시계지만,만약 스스로 시간을 감지해 잠든 주인을 깨우려 침대에 뛰어들도록 개조하면 '자명종 로봇'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이 많다. 판단을 내리고 제어할 두뇌,실행에 옮길 뼈대와 센서,이 과정을 처리할 프로세서 등 뛰어난 로봇을 위해선 이 모든 부분의 성능을 더 높여야 한다. 그러면서 '완전 자율주행차',즉 운전 로봇이 도래하는 미래도,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의 출현도 "한참 멀었다"고 말한다.
그래도 저자는 로봇 혁명의 가능성을 믿는다. 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대체하다 언젠가는 아예 지배해버릴지도 모른다는 비관론에 맞서,로봇을 통해 인간이 더 생산적이고 유능해지기를 희망한다. 오히려 로봇을 통해 인간이 더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렇다고 과학기술을 무작정 숭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로봇 만드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저자는 크게 3부로 구성된 책에서 로봇기술의 현실과 전망,로봇의 설계 방식과 작동 원리에 이어 로봇공학자가 이 사회에 져야 할 책임에 대해서도 논한다. 예컨대 로봇이 상용화됐을 때 닥칠 윤리적 딜레마,사람 목숨이 달린 예상치 못한 위험에 어떤 철학적 답을 내려야 옳을까.
저자는 지능형 기계들이 기술적·윤리적 문제를 미처 해소하지 못한 채 세상으로 쏟아져 나오다가는 결국 '버려진 기술과 전자 쓰레기의 산더미'에 파묻히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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