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냉감 침구 국산화 주역
권은희 웰크론 기술연구소장
5년간 판매량 15배로 급증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무더위가 지속되며 국내 최초로 접촉냉감 침구를 선보인 웰크론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세사 아이스침구 베개시트·베개커버 등은 이미 자사몰에서 전량 품절돼 내년에나 재입고될 예정이다.
접촉냉감 침구를 개발한 주역인 권은희 웰크론 기술연구소장(사진)은 10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과거와 달리 폭염·열대야가 잦아지고 소비자 구매력이 커지며 냉감 침구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최근 5년간 판매량이 15배 늘며 여름철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접촉냉감 침구는 열전도성이 높은 원단을 사용해 체열을 빠르게 흡수·분산·방출하며 냉감을 주는 제품이다. 일본 섬유회사 '도요보(Toyobo)'에서 생산하는 '쯔누가' 원단으로 만든 제품이 유명하고 한국에서는 웰크론이 원사 생산기업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협업해 2018년 국산화에 성공했다. 열전도성이 뛰어나 피부에 닿은 직후 표면 체감온도가 섭씨 7.8도가량 낮아지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소재를 쓴다.
HDPE는 우유·샴푸 용기 등을 만들 때 쓰는 산업용 소재로 침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강도가 높아 원단을 짤 때 바늘이 계속 부러지는 난제에 부딪혔다. 권 소장은 "재단도 일반 가위로는 불가능해 특수한 공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산업용 소재지만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검증됐다"고 덧붙였다. 세탁 후 변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드는 것도 과제였다. 약 1년간 개발한 끝에 웰크론은 2018년 '아이스침구'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내놨다.
2020년 코로나19 봉쇄 시기 고급 침구 수요가 늘고 무더위가 극심해지면서 냉감 침구 매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0년 수십만 개 수준이던 판매량이 현재는 수백만 개로 15배 늘었다. 라인업도 이불과 패드 등에서 시트,베개커버,메모리폼 베개,원통쿠션,카펫 등 으로 확장됐다.
아직도 성능을 개선하고자 꾸준히 연구개발 중이다. 올해 출시한 '에어리쿨' 냉감 침구는 이형 단면 구조의 냉감원사를 사용하고 '에어터널' 특허기술을 적용해 기존 일반 아이스침구보다 냉감 회복 속도를 40% 높였다. 기존에는 침구에서 피부를 뗀 뒤 5분 만에 냉감이 회복됐지만 신제품은 3분 만에 돌아온다. 권 소장은 "처음에는 냉감 침구시장이 이렇게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제품군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라고 했다.
권 소장은 "여러 번 빨아도 냉감 성능이 떨어지지 않아 반영구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따뜻한 물로 빨면 보풀이 일어날 수 있어 찬물로 세탁하고 이불이 수축할 수 있어 건조기보다는 자연 건조하라고 권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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